눈 치우는 법이 있다! 신기한 캐나다 제설 작업

캐나다는 겨울에 눈이 정말 많이 오는데요. 폭설 주의보가 내리는 날이면, 하루 만에 30cm 이상은 거뜬히 쌓이는 것 같아요.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살았지만, 이렇게 많은 양의 눈이 한순간에 내리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기에 처음에는 마냥 신기해했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더 신기한 것이 있었는데요. 눈이 순식간에 내려 쌓이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 많은 눈을 순식간에 치우는 캐나다의 제설 속도에도 매번 놀래고 있어요. 오늘은 캐나다의 신기한 제설 작업을 소개해 볼게요.^^

 

 

명령이다! 법에 있는 제설작업

 

캐나다 제설작업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건물의 소유자 혹은 거주자는 자기 건물의 보도에 쌓인 눈을 반드시 치워야 합니다. 이는 권장 사항이 아닌, Property Maintenance By-law No.2005-208 법에서 규정한 내용입니다.

 

 

시간은 24시간 이내!

 

모든 건물의 소유자 혹은 거주자는 건물을 오가는 보도 및 진입로에 쌓인 눈을 24시간 이내에 치워, 건물을 진입하는 사람의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건물과 이어지는 보도, 계단에 쌓인 눈이나 얼음뿐만 아니라, 지붕 처마 밑에 매달린 고드름을 제거해야 합니다. 만약 처마 밑 고드름이나 계단의 얼음을 제거할 수 없다면, 자갈, 모래, 소금을 뿌려 위험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해요.

 

 

쌓인 눈을 어떻게 치우지?

 

< 개인 주택 >

캐나다 겨울 제설 작업 눈 치우기

주택의 경우는 집 앞 도로에서 차고로 들어오는 진입로(driveway)에 쌓인 눈을 삽이나 작은 제설기계로 집 앞마당에 있는 양쪽의 잔디밭에 쌓아 올립니다. 집 앞마당에 있는 눈을 집 앞 도로에 쌓아 올리면 안 됩니다.

 

< 시설 : 학교, 관공서, 상업시설 등 >

캐나다 겨울 제설 작업 눈 치우기

시설의 경우는 굴착기같은 제설 차량으로 주차장의 한쪽 구석에 눈을 쌓아 올립니다. 눈더미 뒤로 보이는 건물이 월마트(Walmart)인데요. 월마트가 쌓아 놓은 눈더미로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이네요. 지난 연말에 한 번 내린 눈으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눈더미가 만들어졌어요.

 

< 도로 >

캐나다 겨울 제설 작업 눈 치우기

시에서 주관하는 제설작업의 속도는 매우 놀랍습니다. 저녁에 함박눈이 내리는 것을 보고 잠이 들면, 아침에 도로는 깨끗해져 있어요. 다음날 출근길의 원활한 교통을 위해서 시의 제설작업은 밤새 이뤄집니다.

제설 트럭의 앞부분에 장착된 제설기로 눈을 긁어모아, 풍력에 의해 눈을 날려 도로 양쪽에 쌓이게 합니다. 트럭의 앞부분에서 눈을 치우는 동시에 트럭의 뒷부분에서는 눈을 녹이는 소금을 뿌립니다. 이때 뿌려진 많은 양의 소금이 차량과 도로 훼손시킬 뿐만 아니라, 환경 또한 오염시키고 있어요.   

눈을 치우는 순서는 고속도로 - 시내 주요 도로 - 주택가 도로입니다. 매우 심각한 폭설 경보가 아닌 이상, 다음 날 아침이면 주택가 도로까지 말끔하게 눈이 치워져 있습니다.  

 

스노우뱅크(snowbank)?

 

캐나다 겨울 제설 작업 눈 치우기

집, 시설, 도로에 쌓인 눈을 치워 만들어진 눈더미를 캐나다인은 스노우뱅크(snowbank), 스노우 마운틴(snow mountain)이라고 합니다.

 

눈이 한꺼번에 오기도 하지만, 겨우내 자주 오기 때문에 겨울이 깊어질수록 스노우 뱅크가 점점 커집니다. 2월 즈음 되면 집 마당 차도에 쌓인 눈을 잔디밭으로 쌓아 올린 눈높이가 2m가 넘어섭니다. 하나의 담이 되는 거지요. - -; 회사에서 퇴근한 남편이 피곤할까봐 오기 전에 삽질(?)을 하고 나면, 온몸이 쑤셔요. 그래도 매번 딸이 도와(?)줘서, 빨리는 못 하지만 늘 즐겁게 하네요.^^

 

각종 시설의 주차장에 쌓아 올린 눈더미의 크기는 더 어마어마합니다. 특히 사거리, 인도, 학교, 철도에 쌓인 스노우 뱅크가 시야를 가리거나 보행의 불편을 주는 정도로 크다면, 24시간 안에 치워야 합니다.

 

 

스노우 뱅크 눈은 어디로? 

 

캐나다 겨울 제설 작업 눈 치우기

언덕 위에 눈이 쌓인 것이 아니라, 도로에 쌓인 눈을 치워 만들어진 스노우뱅크입니다. 이 눈더미는 어디로 갈까요? 지역마다 다 다른데요. 쌓인 눈을 트럭으로 옮겨 담아 한적한 시골 들판, 공터, 호수, 강버립니다. 하지만 이는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요. 눈을 치우고 나서 도로가 미끄럽지 않도록 어마어마한 양의 소금을 뿌리다 보니, 스노우 뱅크 안에는 이미 많은 염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캐나다인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제설작업의 눈이 호수나 강으로 자꾸 가게 된다면, 호수나 강이 짠내나는 바다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제설작업으로 인한 피해도 보상

 

시에서 운영하는 제설작업으로 우편사서함이 망가지거나 잔디밭 일부가 손상이 되어 시에 보고하면, 진상 규명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call 3-1-1)

 

겨우내 쌓인 스노우뱅크는 한국에서 벚꽃이 피웠다가 지는 시기인 4월 하순이 넘어서야 녹아서 사라집니다. 첫눈이 10월 말 즈음에 오니, 10월 말부터 4월 말까지 겨울왕국 속에 살아야 하지요.

영하 20~30도를 오가는 혹한에 30cm가 넘는 폭설이 자주 오는 겨울이지만, 신속한 제설 작업으로 생활의 불편함은 한결 덜어지는 듯해요.

 

어디에 사나 장단점은 있다고 봅니다. 겨울이 매우 춥고 긴 만큼 캐나다에서 봄을 맞이하는 기쁨은 배나 더하는 것 같아요. 아직도 이겨내야 할 겨울이 4개월이나 남았지만, 자연의 섭리가 주는 희망이 있기에 오늘 하루도 씩씩하게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추운 날씨에 모두 감기 조심하시구요, 건강한 겨울나기 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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